*돈 룩 업(Don't Look Up, 2021)*은 거대한 혜성이 지구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천문학자들이 이를 세상에 알리려 하지만, 정치와 미디어, 대중이 이를 외면하는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린 블랙 코미디 영화이다. 애덤 맥케이 감독 특유의 신랄한 풍자가 담긴 이 작품은 기후 변화, 가짜 뉴스, 정치적 무관심 등 현대 사회의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현실과 맞닿아 있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과학과 정치의 충돌 – 진실을 외면하는 권력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 2021)은 과학과 정치가 충돌하는 모습을 신랄하게 풍자한 블랙 코미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는 천문학자 랜들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가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혜성을 발견하면서 시작하게 된다. 그들은 이를 미국 정부에 알리고 조치를 촉구하지만, 정치인들은 위기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권속에서 다루려고 한다. 영화는 이 과정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과학적 사실이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어떻게 왜곡되는지를 신랄하게 보여준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미국 대통령 오를레앙(메릴 스트립)이다. 그녀는 다가오는 혜성 충돌을 단순한 정치적 문제로 바라보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려 한다. 처음에는 중간선거가 가까워졌다는 이유로 해당 문제를 외면하지만, 이후 혜성이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그녀는 태도를 바꾼다. 이는 과학적 사실조차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영화는 과학자들이 정치적 무관심과 싸우는 과정에서 겪는 좌절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랜들과 케이트는 혜성 충돌이 확정적인 사실임을 강조하고 경고하지만, 그들의 경고는 정부와 언론에서 가십거리로 가볍게 다뤄질 뿐이다. 심지어 케이트가 방송에서 감정을 폭발시키자, 대중은 그녀의 주장보다 그녀의 태도에 집중하며 조롱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과학적 진실이 감정적 논쟁이나 정치적 이슈로 변질되는 현실을 반영한다.
결국, 돈 룩 업은 과학과 정치의 대립을 통해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비판한다. 영화는 기후 변화, 팬데믹, 기술 발전 등 중요한 과학적 문제들이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왜곡되거나 무시되는 현실을 풍자적으로 보여주며,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미디어와 대중 심리 – 가짜 뉴스가 만들어내는 현실
영화에서 미디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짐을 볼 수 있다. 돈 룩 업은 현대 사회에서 언론이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고, 대중 심리를 조작하는지를 신랄하게 풍자한다.
랜들과 케이트는 혜성 충돌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TV 방송에 출연하지만, 그들의 메시지는 가볍고 희화화된 방식으로 전달된다. 진행자인 브리(케이트 블란쳇)와 잭(타일러 페리)은 혜성 충돌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시청률을 위한 가십거리로 소비하며, "긍정적인 시각"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희석시켜버린다. 이는 현대 미디어가 진실보다 흥미 위주의 콘텐츠를 생산하며,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는 방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SNS와 가짜 뉴스의 확산 등도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들로 등장하는데, 혜성 충돌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중은 "혜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음모론을 신봉하며, ‘돈 룩 업(Don’t Look Up)’이라는 캠페인을 벌인다. 이는 실제로 기후 변화나 팬데믹을 부정하는 일부 사람들의 태도를 풍자한 것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대중이 진실을 외면하거나 부정하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특히, 영화 속 IT 기업 CEO 피터 이셔웰(마크 라일런스)의 캐릭터는 미디어와 대중 심리가 어떻게 경제적 이익과 결합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혜성 충돌을 막기보다 혜성을 채굴해 희귀 광물을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중을 조종하며, 기술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재난을 기회로 삼는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거대 IT 기업들이 어떻게 대중 심리를 조작하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지를 풍자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돈 룩 업은 미디어가 진실을 전달하는 역할보다 상업적 이익을 우선하며, 대중이 쉽게 가짜 뉴스와 음모론에 휘둘릴 수 있음을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영화는 정보 과잉 시대에서 우리가 어떻게 진실을 구별하고,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풍자와 블랙 코미디 –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영화
"돈 룩 업"은 단순한 재난 영화라기보다는 오히려 현대 사회의 모습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영화는 혜성의 지구 충돌이라는 명백한 위기를 앞두고도 이를 부정하거나 이용하려는 정치인과 기업, 미디어, 그리고 대중의 태도등을 극단적으로 그려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 같은 모습은 우리들의 현실과 놀라울 정도로 많이 닮아 있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특히, 영화의 유머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나오는데, 혜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명백한 과학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혜성이 정말 존재하는가?"라는 논쟁을 벌이며 분열되기도 하고, 한쪽에서는 ‘돈 룩 업(Don’t Look Up)’을 외치며 혜성 충돌을 부정하며, 다른 한쪽에서는 ‘룩 업(Look Up)’을 주장하며 과학을 지지하기도 한다. 이런 장면 장면들은 마치 기후 변화나 팬데믹과 관련된 현실 속 논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영화 속 캐릭터들은 과장된 듯 보이지만, 실제 인물들을 연상시키는 요소가 많이 있다.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오를레앙 대통령은 특정 정치인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며, 마크 라일런스가 연기한 IT 기업 CEO 피터 이셔웰은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 CEO들을 연상 시키키도 한다. 이처럼 영화는 실제 사회적 문제를 극단적으로 묘사하면서도, 그 안에 현실적인 메시지를 담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자 다.
결국, 돈 룩 업은 단순한 풍자가 아니라,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날카롭게 꼬집는 블랙 코미디다. 영화는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며, 진실과 책임을 직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